먼저 결론. 청약철회를 막을 수 있는 경우는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주장하려면 미리 표시해 뒀어야 합니다. 표시를 안 해 뒀으면, 해당하는 경우라도 소비자는 철회할 수 있습니다. "우리 상품은 원래 환불이 안 된다"가 아니라 "안 된다고 미리 알렸느냐"가 갈림점입니다.
1먼저 둘로 나눕니다
반품 요청이 오면 사유부터 나눕니다. 여기서 기간과 비용 부담이 통째로 달라지기 때문에, 이걸 안 나누고 답하면 뒤에 나오는 모든 판단이 어긋납니다.
- 단순 변심 — 상품에는 문제가 없고 소비자가 마음을 바꾼 경우
- 상품 하자 또는 표시·광고와 다름 — 상품에 문제가 있거나, 계약 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
실무에서 다투게 되는 건 대부분 2번인지 1번인지가 애매한 경우입니다. "사진과 색이 다르다"가 대표적입니다. 이건 판단이 갈리는 자체가 정상이고, 그래서 상세페이지에 무엇을 어떻게 적어 뒀는지가 그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반품 규칙이 상세페이지 문제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기간이 다릅니다
같은 반품이라도 언제까지 요청할 수 있는지가 다릅니다.
- 단순 변심 — 상품을 받은 날부터 7일
- 하자 또는 표시·광고와 다름 —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그리고 상품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두 번째 줄에서 기산점이 두 개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받은 지 두 달이 지났으니 끝났다"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하자를 뒤늦게 알게 된 경우라면 안 날부터 다시 셉니다.
3받아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비용 부담은 사유가 정합니다.
- 단순 변심 — 반환에 드는 비용은 소비자 부담이 원칙입니다
- 하자·표시광고 불일치 — 판매자 부담이 원칙입니다
여기까지는 대체로 알고 계십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소비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에도 실제 반환에 드는 비용까지만 요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포장비, 보관비 같은 명목의 별도 비용은 청구가 막혀 있습니다.
안내문에 "단순 변심 반품 시 취소수수료 ○○원"이라고 적어 두신 곳이 있다면 그 줄부터 보시는 게 좋습니다. 적어 뒀다고 받을 수 있게 되는 게 아닙니다.
4청약철회를 막을 수 있는 경우
모든 요청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법에 있습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것들이고, 이 밖에도 정해진 것이 더 있습니다.
- 소비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이 없어지거나 훼손된 경우. 다만 내용을 확인하려고 포장을 연 것은 훼손이 아닙니다
- 소비자의 사용 또는 일부 소비로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시간이 지나 다시 팔기 곤란할 만큼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용역 또는 디지털콘텐츠의 제공이 개시된 경우 (§6에서 따로 봅니다)
-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개별적으로 생산되는 상품
첫 줄의 단서가 실무에서 제일 많이 뒤집힙니다. 박스를 열고 물건을 확인한 것은 훼손이 아닙니다. "개봉하셔서 반품이 안 됩니다"로 거절하시면 그 거절이 안 섭니다.
⚠️ 이 목록을 "이게 전부"로 쓰지 마십시오. 대표적인 것을 적은 것이고 용역·디지털콘텐츠는 조건이 더 붙습니다. 목록을 닫아 놓고 판단하면, 목록에 없는 사유가 나왔을 때 반대로 판단하게 됩니다.
5여기가 핵심입니다 — 표시가 먼저입니다
§4에 해당하면 막을 수 있다고 썼는데,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청약철회가 안 되는 상품이라면, 그 사실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히 표시하거나 시험 사용 상품을 제공하는 등으로 권리 행사가 방해받지 않도록 조치해 뒀어야 합니다. 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4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소비자는 청약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
순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막을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가
- 그 사실을 미리 표시해 뒀는가
- 둘 다 예일 때만 거절이 섭니다
1번만 보고 거절하시는 경우가 많은 지점입니다. 상품 성질만 따지고 판매 화면은 안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분쟁이 붙으면 화면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지가 먼저 확인됩니다.
다만 소비자 잘못으로 상품이 없어지거나 훼손된 경우는 이 조건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건 미리 표시해 뒀는지와 무관하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4의 나머지가 표시를 요구합니다.
6파일과 작업을 파는 경우
전자책, 강의, 템플릿, 디자인 시안, 편집·제작 같은 것을 파신다면 §5가 그대로 걸립니다.
용역과 디지털콘텐츠는 제공이 시작되면 청약철회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5의 표시 조치를 해 뒀을 때 이야기입니다. "디지털 상품 특성상 환불 불가"를 아무 데도 안 써 두고 파일만 보내셨다면, 파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우리를 지켜 주지 않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나눠서 제공되는 것은 통째로 막히지 않습니다. 10회짜리 강의처럼 나눠 제공되는 계약이면, 아직 제공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청약철회가 됩니다. 3회를 들었으면 남은 7회분이 여기 해당합니다. "한 번이라도 수강하면 전액 환불 불가"로 적어 두셨다면 그 안내가 안 맞습니다.
반대로 한 덩어리로 한 번에 넘기는 파일은 이 예외가 안 걸립니다. 내가 파는 게 나눠지는 것인지 아닌지부터 보셔야 합니다.
7환급 기한과 확인처
반품된 상품을 돌려받았다면 돌려받은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이미 받은 대금을 환급해야 합니다. 반품 배송비를 누가 부담하느냐와 별개로 걸리는 기한입니다. "배송비 정산이 끝나면 환불하겠다"로 미루시면 이 기한이 먼저 지나갑니다.
📌 환급이 늦었을 때의 지연 이자나 배상 요율은 본문에 없습니다. 요율이 필요하시면 아래 확인처에서 시행령을 보십시오.
원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로 찾으시면 나옵니다. 해석과 사례는 공정거래위원회 자료가 있습니다. 판매 채널 관리자 화면의 메뉴 이름과 위치는 본문에 없습니다 — 화면 구성은 개편되니 채널 도움말에서 찾으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지금 판매 화면에 "환불 불가"나 "교환·반품 안내"가 어떻게 적혀 있는지 열어 보시는 것. §4에 해당하는 상품을 파시는데 그 줄이 아무 데도 없다면, 지금 나가는 주문들은 전부 거절할 근거 없이 나가고 있는 겁니다. 반대로 취소수수료나 한 번이라도 열면 전액 환불 불가 같은 줄이 있다면, 그건 있어서 문제가 되는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