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결론. 재고 관리가 무너지는 건 도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무엇을 적을지 정하지 않아서입니다. 열 몇 개를 어떻게 잡느냐가 재고 관리의 거의 전부이고, 그건 엑셀로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열 구성과 두 개의 계산식, 그리고 표를 만들어 놓고도 어긋나는 자리 세 곳을 정리합니다.
1무엇을 적을지부터: 최소 열 7개
처음부터 칸을 많이 만들면 채우다 지쳐서 버려집니다. 아래 7개면 관리가 시작됩니다.
| 열 | 왜 필요한가 |
|---|---|
| 상품명 / 옵션 | 재고는 상품이 아니라 옵션 단위로 존재합니다. 색상·사이즈가 갈리면 줄도 갈라야 합니다 |
| 현재고 | 지금 창고에 있는 수량. 채널 관리 화면의 숫자가 아니라 실물 기준으로 시작합니다 |
| 일평균 판매량 | 최근 몇 주간 판매량을 날수로 나눈 값. 아래 두 계산식의 재료입니다 |
| 리드타임(일) | 발주해서 입고까지 걸리는 날수. 국내 사입과 해외 사입이 크게 다릅니다 |
| 안전재고 | 아래 §2에서 계산합니다 |
| 발주점 | 이 수량이 되면 발주한다는 기준선. 역시 §2 |
| 입고 예정 | 발주해 둔 수량. 이 열이 없으면 이미 시킨 걸 또 시킵니다 |
2안전재고와 발주점: 계산식 두 개
통상 쓰는 기본형은 이렇습니다. 숫자는 계산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입니다.
| 항목 | 식 | 예시 (하루 5개 판매 · 리드타임 7일) |
|---|---|---|
| 안전재고 | 일평균 판매량 × 여유 일수 | 5 × 3일 = 15개 |
| 발주점 | 일평균 판매량 × 리드타임 + 안전재고 | 5 × 7 + 15 = 50개 |
읽는 법은 이렇습니다. 입고까지 7일이 걸리니 그동안 팔릴 35개는 있어야 하고, 배송 지연이나 판매 급증에 대비한 여유가 15개. 그래서 현재고가 50개로 내려오는 순간이 발주할 때입니다. 50개가 "많아 보여서" 미루면, 재고가 0이 되는 날은 발주 버튼을 누른 날이 아니라 리드타임이 끝나는 날입니다.
여유 일수를 며칠로 잡을지는 정답이 없습니다. 배송이 안정적인 국내 사입이면 짧게, 통관이 끼는 해외 사입이면 길게 잡는 식으로 내 리드타임의 흔들림 폭에 맞추는 것이지, 남의 표에 적힌 날수를 가져오는 게 아닙니다.
3표를 만들고도 어긋나는 자리 세 곳
- 옵션을 안 쪼갠 것. "티셔츠 현재고 40개"는 관리가 아닙니다. 블랙 L만 없는 상태도 40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품절은 항상 옵션 단위로 납니다.
- 반품 재입고를 안 적는 것. 반품이 돌아오면 현재고는 늘어나는데 판매 기록만 보고 있으면 그 수량이 유령이 됩니다. 반품 중 재판매 가능분을 현재고에 되돌리는 줄이 필요합니다.
- 세트 상품의 구성품 차감. "3종 세트" 하나가 팔리면 구성품 세 줄이 각각 줄어야 합니다. 세트를 별도 상품으로만 세면 구성품 재고가 실제보다 많아 보입니다.
4재고는 재고가 아니라 묶인 돈이다
재고 관리를 수량 문제로만 보면 우선순위가 안 섭니다. 재고는 원가를 치르고 아직 정산받지 못한 돈입니다. 안 팔리는 상품의 재고 100개는 "언젠가 팔 물건"이 아니라 그 원가만큼 통장에서 빠져나가 창고에 묶여 있는 현금입니다.
그래서 재고 표는 마진 계산과 붙여 봐야 합니다. 상품별 마진을 따로 계산해 보면 건당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상품이 나오는데, 그 상품의 재고가 많다면 발주를 줄이는 게 아니라 멈추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정산 주기까지 겹치면 문제가 커집니다. 매출은 찍히는데 현금이 없는 구조는 대개 재고와 정산이 같이 만든 것입니다.
5엑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
거꾸로 말하면, 이런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엑셀이 충분합니다.
- 옵션 줄 수가 수백 개를 넘어 갱신 자체가 하루 일이 되는 때
- 채널이 여러 개라 주문을 손으로 합산하다 빠뜨리는 일이 반복되는 때
- 사람이 둘 이상이라 누가 언제 고쳤는지가 문제 되는 때
이 신호가 없는데 프로그램부터 알아보는 건 순서가 뒤집힌 것입니다. 열 설계가 안 된 상태로 도구를 바꾸면 같은 문제가 화면만 바뀐 채 반복됩니다. 반대로 엑셀에서 열 구성이 한 번 잡히면, 나중에 어떤 도구로 옮겨도 그 구조가 그대로 이사갑니다.
오늘 만들 것은 하나입니다. 옵션 단위로 줄을 갈라 7개 열을 채우고, "남은 날수" 칸 하나를 추가하는 것. 재고 관리는 거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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